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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희망을 꿈꾼다
송윤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옥천 산수화권역 추진위원장
촌 동네 치고는 별일이다. 내가 사는 안남에는 교육이 많다. 회의도 많다. 더불어 행사도 많다. 그러니 늘 바쁘다. 먹고 사는 농사로도 바쁘지만, 틈틈이 모임과 일정을 챙기다보면 훌쩍 한해가 지나간다. 주축이 되어 각종 일들을 분담하는 사람들끼리는 내외가 함께 거들고 나서는 편이라 사소한 가정사 갈등은 적다.
사실 사람이 모이는 일을 치르다 보면 먹을거리가 필수인지라 안식구들이 거들지 않으면 당해낼 수가 없다. 하지만 잔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제발 12시는 넘기지 마라. 새벽부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이냐”, “나돌아 다니는 건 자유지만 마누라까지 동원하지 마라”, “늦은 시간까지 술 먹고 식구들 불안하게 하려면 이혼을 해라” 등등……. 그럼에도 정말 고마운 것은, 밖으로 나도는 일이 힘들고 성과도 더디게 나는 일이지만 우리가 챙겨가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함께 한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안남의 교육과 모임을 더 많이, 더 자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안남은 금강상류지역,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공장 하나 없는 산골 마을이다. 들판도 적어서 주민들의 대부분이 산자락에 있는 밭농사로 생활하고 있다. 농사 규모는 작지만 정성을 다해서 길러내어 알뜰하게 팔아먹는다. 안남의 농산물 시세는 인근에서는 가장 비싸다. 어르신들조차도 아름아름 직거래로 농산물을 팔고 있다.
그래도 사는 형편은 옹색하다. ‘주변에서 조금씩 거들면 사는 꼴이 나아질 것 같은데…….’, ‘앞만 보고 사는 것보다는 옆도 보고 뒤도 바라보고 사는 게 사람답게 사는 일일텐데……. 행복은 우리가 만드는 것’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안남이 선택한 이유다. ‘행복한 안남! 살맛나는 안남!’을 만들기 위해 주민자치의 희망버스에 올라 탄 것이다. 국비사업 하나로 안남 사람들의 형편이 나아지진 않겠지만, 애쓴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돼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궁리 끝에 교육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준비된 사람들이 되고자한다.
안남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진행된다. 사업계획에 준해서 진행되는 교육도 있고, 마을회관에서 조촐하게 치뤄지는 교육도 있다. 간단한 다과가 준비된 교육도 있고, 부녀회에서 식사 준비까지 곁들인 교육도 있다. 이장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체면치레로 참석하는 교육도 있고, 농사교육이라 필요에 의해서 모인 자발적인 교육도 있다. 노인들만 모인 교육이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들만 모인 소수인원의 교육도 있다.
여러 형태의 교육을 접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콩나물시루처럼 어른들의 생활교육은 더디게 반응한다. 본인과 이해관계가 분명한 일에는 적극적이지만, 한 발치 떨어진 이야기에는 나이 탓을 하거나 세상이야기로 흘려보낸다. 하지만 안남의 어르신들을 믿는다. 작년 겨울 소야마을에서 탄생한 친환경마을작목반처럼 결단을 내릴 것이다. 소야마을작목반은 마을 어른들의 결단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젊은 사람들이 면단위 단체 활동은 해도 마을 일에는 소극적이거나 바쁜 농사로 관여하지를 못한다. 마을을 건사하는 일을 권역에서 챙겨보는 것이다. 친환경교육도 하고, 조직을 꾸리고 인증을 준비하는 것도 도와 드리고, 농사짓는 과정도 봐드리고, 농산물 판매도 함께 챙겨보는 것이다.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정자에 나와 계시는 어른들이 지나간 소나기 뒤의 영롱한 무지개를 보는 것처럼, 안남의 미래도 행복할 수 있길 바란다.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22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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