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의 메카 홍성 - 지역 순환형 사회를 꿈꾸다



오리농법의 도입과 도시 소비자의 지원


충청남도 홍성군은 우리나라 최대의 오리농법에 의한 친환경 쌀 재배단지이다. 오리농법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은 홍성환경농업마을 영농조합을 이끌고 있는 주형로 회장이다. 주회장은 풀무농고시절 정농회를 통해 유기농업을 알게 되었고, 고교 은사로부터 오리 농법을 소개받아, 1994년 9천 평의 논을 오리농법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1995년도에는 19 농가가 31,900평의 단지에 오리 농법 작목반을 결성하면서 오리농법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오늘날 홍성군 전체로는 약 900농가 230만평 정도가 유기농(전환기 포함)쌀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성군의 유기농 벼 재배가 급속도로 확산된데는 농민들의 노력 뿐 아니라 도시소비자의 지원이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주 회장은 도시 소비자들이 환경농업의 한 부분을 감당할 수 있도록 1995년부터 오리 보내 주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보내준 오리로 농사지은 쌀을 소비함으로써 유기농업과 쌀의 의미를 알게 하고 동시에 논에서 일을 마친 오리를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국의 도시민들의 참여가 대단하여 250명이 약 2천만원의 오리값이 모아졌다. 환경보호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해 6월 6일에 오리값을 보내준 소비자들을 초청하여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논에 오리를 넣는 행사를 치루고 현재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행하고 있다. 가을에는 소비자들을 초청하여 풍성한 농산물로 준비한 나눔의 잔치를 열고 메뚜기 잡기 등 다채로운 행사를 한다. 매년 참가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여 지금은 1000여명이 모이는 지역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생산된 유기농 쌀은 농협과 생협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였기 때문에 생산면적과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친환경 쌀이 전국적으로 과잉 생산되면서 홍동면의 유기농 쌀 재배는 커다란 시련에 직면한다. 2004년 생산면적이 최고점에 도달하면서 2005년과 2006년 연속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풀무생협은 약 12억원 홍동 농협은 약 5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농협은 신용사업 수익으로 적자를 보전하고, 풀무생협은 생협연대와 여성 민우회 등 소비자 조직이 무이자로 지원해줌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2007년 이후 홍성군에서 유기농 쌀을 재배하는 농가와 면적이 줄기는 하였지만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새로운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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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다양한 친환경 농업조직들. 그 배후(?)에는 풀무학교 있다


주형로 회장은 오리농법으로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런데 홍성군에는 오늘날 주 회장 못지않게 친환경 농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들과 조직들이 많다. 이들이 실제로 홍성군의 친환경 농업을 이끌고 있다. 홍성군의 친환경 농업의 중심은 홍동면이다. 우선 홍동면에 있는 친환경 농업조직을 간단히 살펴보자. 대표적인 조직으로 풀무생협/풀무환경영농조합, 홍성친환경작목회, 홍성군친환경쌀작목연합회, 영농조합법인 홍성환경마을 등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 홍동 농협, 풀무학교 생협/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풀무신협, (주)풀무사람들이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및 가공에 참여하고 있다. 홍성군에는 홍동면 이외의 지역에도 홍성유기농영농조합법인, 대전충남한우조합, 홍성한우협회, 홍성축협 등의 지역농업조직이 직간접으로 친환경 농업에 간여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홍성군 특히 홍동면에는 이렇게 많은 친환경 농업조직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그 배후이다. 풀무농고는 1958년에 충남 홍성에 있는 헌 방앗간 한 채를 구입해 기독교계 고등공민학교로 개교하였다. 설립자의 한 분인 이 찬갑 선생은 씨알 함석헌 선생과 오산학교의 동급생으로 오산학교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홍동면에 풀무농고를 설립하였다. 풀무농고의 교육 이념은 ‘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것이다. 학교 교훈은 ‘더불어 사는 평민’이다. 엘리트 교육, 출세지향 교육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사는 교육, 누구나 타고난 자기의 개성을 살리는 교육을 지향한다. 개교 50주년을 맞이한 풀무농고는 졸업생이 12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풀무학교는 ‘작은 학교’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풀무학교는 한 학년 한 학급 25명을 기본정원으로 하고 있다. 현재 풀무학교에는 13명의 교사와 10명의 강사, 1학년 27명, 2학년 24명, 3학년 27명, 전체 78명(남자 45명, 여 33명)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풀무학교의 졸업생은 많지 않지만무려 250여명의 졸업생이 지역에 남아 요소요소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설립자인 이 찬갑 선생의 교육 이념인 ‘지역과 함께 가는 학교’을 이어 받아, 풀무학교는 지역을 떠나는 교육이 아닌 지역에 남아 지역과 호흡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풀무학교는 입시편중 교육을 배격하고 머리(학문), 가슴(신앙), 손(노작)을 고루 발전시켜 인문?직업교육의 극단적 2원성을 극복한다. 전인교육의 차원에서 유기농업, 컴퓨터, 가공, 기계, 목공 등 노작으로 생명을 가꾸고 생태를 생각하게 하면서 강건한 심신을 기르고 직업의 기초를 놓으며 지식의 추상화를 막고 실천력을 키운다.

오늘날 홍성군 특히 홍동면의 친환경농업은 풀무농고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풀무학교는 1975년 일본 애농회 고다니준이찌 회장 방문으로 유기농업을 시작하였다. 기본과정인 고등부만을 졸업해서는 농촌현장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2001년에는 2년과정의 환경농업전공부를 신설하여 환경농업교육을 강화하였다. 전공부는 시장경제와 경쟁에 대체할 세계관인 -다양성, 상호의존, 개체 속 전체, 순환, 조화, 자발적이라는- 생태의 보편법칙 실현에 농업이 가장 핵심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또한 소농이 지역의 다양성을 살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함께 나누며, 모든 이해 당사자의 참여로 농민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평화 사회 실현에 중심축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운영되고 있다. 홍성군의 친환경농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풀무농고 출신이 많다. 앞서 말한 주형로 회장은 14회 졸업생이고, 풀무생협의 박종권 이사장은 17회 졸업생이며, 박종권 이사장의 동기생 네 명이 홍동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홍성군 최대의 친환경농업조직인 풀무생협은 1960년 풀무농고 학생 생협으로 태동하였다. 홍동의 알짜 은행인 풀무신협은 1969년 풀무학원 졸업생 및 교사들에 의해 발족되었고, 전국 최초의 지역신문인 홍동신문(지금의 홍성신문)도 풀무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 농촌교육의 위기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가장 커다란 이유의 하나가 교육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이 말하는 농촌교육 문제란 무엇인가. 농촌에서 학교를 나와서는 이른바 SKY(서울대, 고대, 연대) 대학으로 대표되는 일류학교를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촌에도 SKY 대학을 갈 수 있는 우수학교를 양성하여야 한다고 한다. 농촌에 우수학교를 양성하여 농촌출신도 일류대학에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이들이 양성하고자 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들인가. 일류대학을 나와 출세하여 고향을 잊고 도시에서 큰 소리치고 살 사람들이다. 기껏해야 그들 중 어떤 사람은 중년 이후에 또 다른 출세를 위해 도시에서의 경력을 앞세워 고향에 돌아와 고향을 위해 일하겠다고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엘리트 교육으로 우리 농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인가. 지역사회에 남거나 또는 대학교육을 마친 후 지역사회로 돌아와 지역을 위해 일할 인재를 키우지 않고, 지역을 떠나고 개인의 출세만을 지향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지역사회의 발전에 어떠한 도움이 될 것인가. 지역을 떠나 교육, 일류대학 지향, 엘리트 교육이 강화된다면 오히려 지역사회의 쇠퇴가 가속화되지는 않을까.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더불어 사는 평민’을 기르는 풀무학교의 교육이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풀무학교는 이른바 똥통학교였다. 말하자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도회지로 나가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남는 학교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풀무학교의 경쟁률이 무려 10대 1이나 된다. 풀무학교의 교육이념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풀무학교가 사람들을 홍동면으로 귀농하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이다.

주 형로의 회장을 말을 들어보자. “풀무학교의 경쟁률이 10대 1이다. 정부에서는 이를 파악해 본적이 없다. 농업이 어렵다고 농고를 생명과학고 바꾸는데 풀무학교를 조사해보면 왜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풀무학교는 자연을 통해 인성을 키우고 대안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농업을 알고 자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보다 우수하다.”


홍동면 친환경 농업의 중심, 풀무생활협동조합


홍성군의 지역농업조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홍성군의 친환경농업을 선도하고 있는 조직이 풀무생협이다. 풀무생협은 1960년 풀무농고 학생 생협으로 태동하여, 1980년에는 풀무소비자협동조합으로 발전하였고, 2000년 풀무생활협동조합으로 재창립하여, 2003년에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였다. 이러한 발전 과정을 반영하여 오늘날 풀무생활협동조합은 생협이지만 소비자협동조합이라기보다는 생산자 협동조합에 가깝다. 이는 풀무생협의 조합원 구성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풀무생협의 조합원은 2007년 12월 현재 864명이며 그 가운데 농민조합원이 734명이다.

풀무생협의 생산은 생산위원회(쌀, 채소, 축산) 산하의 작목반 단위로 이루어진다. 쌀 생산위원회에는 29개의 수도작 작목반에 약 500명의 농민이, 채소위원회에는 23개의 품목별 작목반에 150명의 농민이, 축산위원회에는 축종별로 소4, 돼지1, 육계1 등 6개의 작목반에 60명 정도의 농민이 참여하고 있다. 풀무생협은 2007년 12월 현재 논 90만평, 밭 33만평 총 123만평의 친환경인증면적을 관리하고 있으며(전체 관리면적은 약 150만평), 그 가운데 유기인증면적이 101만평(82.5%)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우는 2007년 471두(월39두), 돼지는 5,451두(월454두), 닭 25만수를 판매하였다. 2007년에 생산품목별 매출실적을 보면 주곡․잡곡류 30억4천만원, 채소류 28억5천만원, 축산류 55억4천만원, 가공류 7억2천만원, 쌀센터 8천7백만원 등 122억4천만원 등으로 축산류가 최대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매출이익은 주잡곡류 1억3660만원, 채소류 2억8676만원, 축산류 1억9466만원, 가공류 2억58만원, 쌀센터 8720만원으로 총 9억778만원의 매출이익 가운데 채소류와 가공류가 커다란 부분을 보이고 있다. 2007년의 매출이익이 발생하여 2005년과 2006년의 약 12억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풀무생협은 이처럼 쌀, 채소, 축산, 가공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생협의 주된 활동은 관리, 교육, 생산이며, 직거래단체와의 유통, 생산계획, 작부체계수립, 파종, 정식, 생산량 파악, 출하시기, 저장 및 가공을 통한 수급량 조절 등이다. 친환경농축산물 시장이 날로 품질과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풀무생협은 생산위원회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여, 향후 생산위원회 단위에서 생산품목, 출하규격, 생산량, 출하시기, 가격결정권을 확립하고 생산자 조합원이 스스로 생산관리를 완결하는 체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생산위원회 별로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수립하고, 조합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 위임된 권한 내에서 책임있게 사업을 집행하는 것이다.

풀무생협이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는 대상을 보면, 직거래물류단체가 54억(44%), 가공업체 60억(48.9%), 대형유통업체 4억8천(3.9%), 급식 및 자체 판매 3억(2.5%) 등이다. 직거래는 한국생협연대, 여성민우회, 두레생협 연합회와 하고 있으며, 가공업체 판매는 대부분 축산원물 출하 후 완제품을 직거래 단체가 소비하므로 실제로는 직거래에 가깝다. 따라서 풀무생협의 경우 직거래 매출이 93%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수도권 지역직거래만으로는 판매에 한계를 느껴, 유동다변화를 위해 최근에 전문유통회사인 (주)한국유기식품(Korea Organic Food:KOF)을 설립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 KOF는 풀무생협의 친환경농산물을 최우선적으로 판매하고, 풀무생협은 일반유통부분 즉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형유통업체 및 전문매장, 급식업체, 온라인 판매 등을 KOF에 이관하고, 풀무생협은 일정 수수료를 지급한다. 아울러 KOF는 물류시설을 갖지 않고, 풀무조합의 물류시설과 인력을 이용하고 물류비용을 조합에 지불한다.

풀무생협의 가공사업은 높은 매출이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 가공품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직접 가공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아 원물을 이용한 OEM 생산에 머물고 있다. 풀무생협은 도시 소비자의 교류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표1).


<표1> 도농교류실적 현황(단위: 횟수, 명)

구분

2005

2006

2007

비고

대보름

300명

120명

-

악천후로 행사취소

봄풍년기원 한마당

1,000명

520명

1,370명

 

가을걷이잔치

1,000명

250명

200명

민우회,매장만 참가

산지체험

660명

1,165명

1,347명

논생물조사 등

소비지강좌

25회

37회

32회

산지강좌 포함

견학,방문

250명

310명

390명

 

총계

3,235명

2,115명

3,339명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이 도농교류행사나 프로그램에 식상해 있고 참여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풀무생협은 2007년부터 소비자 단체들과 사전에 프로그램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또한 논 생물조사활동을 전개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유기 재배 논의 생태적 가치와 건강성을 체험하도록 하여 유기농산물의 의무적 소비가 아니라 참여와 각성의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지역순환농업을 향하여


오리농법에 의한 유기농 쌀 재배로 시작된 홍성군의 친환경농업은 지금 지역단위 자원순환형 농업을 향하여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풀무생협의 정형영 전무는 “친환경유기농업을 통해 완결되고 지속적인 영농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조합원 수를 1000명으로 조직화할 생각이다. 순환적 농업생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쌀, 축산, 채소, 가공 산업을 결합하여 농가당 5천만원 조수익, 3천만 순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경제적 문제로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지역순환농업, 자원순환농업, 경종축산 순환농업, 자연순환농업 등 다양한 명칭으로 추진되고 있는 순환농업 체제의 핵심적 내용은 경종과 축산의 순환체계 구축하여 양분의 발란스를 회복하는 것이다. 홍성군의 자원순환형 농업을 위한 실천은 2002년 장곡면 지역의 7명이 2천만원씩을 출자하여 풀무 생협 내에 유기축산한우작목반을 조직하여 유기축산을 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를 주도한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의 정상진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유기농업을 하면서 축분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안전한 농산물과 유기축산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시작하였다. 축분이 항생제 등 수의약품에 오염되면서 이러한 축분으로는 유기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연순환농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풀무생협의 한우 작목반에서 2004년말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를 시작하여 여성민우회와 생협 연대 등에 납품하였는데, 이후 풀무생협 내에 장곡을 포함하여 5개의 유기축산 작목반이 생겼다.”

2008년부터 시작된 홍성한우클러스터 사업(2008-2010년에 국비 21억2천5백만원을 포함하여 총 48억 5천만원을 투자)은 지역순환농업 시스템 구축을 핵심 사업의 하나로 하고 있다. 즉 순환농업 시스템을 도입해 저비용, 고부가가치 생산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지역 농업소득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쌀 산업’과 ‘한우산업’을 동시에 살리자는 것이다. 조사료 생산․유통 활성화를 통한 지역내 사료의 자급, 축분자원화와 순환, 경종부산물의 순환 활성화 사업이 홍성한우클러스터 사업의 제1과제이다. 이를 위해 한우클러스터의 지원을 받아(총사업비 6억3천9백만원 가운데 5억1천1백만원, 자부담 1억2천8백만원) 2008년부터 순환농업 시범영농단 구축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영농사업단은 자급순환농업 시범영농단지 1개소를 조성하여 경지면적 50ha(논 35ha, 밭 15ha)에 40-50 농가가 참여하여 한우 650두를 사육하여, 경종 및 축산농가의 자원순환체계 구축으로 논농사 생산비 및 한우 사료비 30%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성한우 백년대계 클러스터가 지원하는 순환농업 시범 영농사업단은 유기경종 농업과 유기 축산의 결합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에 참여하는 조직인 풀무생협, 홍동친환경쌀작목회, 홍성유기농영농조합 등이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단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유기 경종농업과 유기축산의 순환을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홍성한우클러스터 전체가 유기농업과 유기축산의 순환을 추진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유기경종농업과 유기축산의 순환을 지향하는 경우 두 가지 문제에 부딪친다. 하나는 실제로 유기축산을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의 정상진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유기축산에서는 유기사료 85% 이상, Non-GMO 사료, 낮은 사육밀도, 6평 정도의 별도 운동장 등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조건으로는 기준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상징성도 있고 해서 유기축산을 지속할 생각이지만, 영농조합은 유기축산에서 무항생제 축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무항생제는 GMO를 허용하고 있으며, 사육밀도에 대한 기준도 유기축산보다 낮다. 지금까지 자체 사육기준으로는 무항생제 인증에는 무리가 없으며, 무항생제 기준에 Non-GMO, 유기사료를 더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이다.” 풀무생협의 경우도 초기에는 유기축산을 시도하였으나 사료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무항생제 축산으로 전환하였다.

다른 하나는 순환농업을 위한 복합영농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풀무생협은 농가단위 복합영농을 기본으로 추진하고, 그렇지 못한 농가는 집단적으로 연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축산을 못하는 농가는 볏집을 축산농가에 공급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다시 정형영 전무의 마을 들어보자. “1농가당 출하 두수를 10두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초 취지에 맞지 않게 축산만 전업으로 하는 농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의 정상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개별농가에 의한 유축복합영농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다. 규모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품질이나 가격 등 효율성에서 문제가 많다. 나는 한우 전업농으로 나갈 생각이다. 축산농가와 경종농가의 결합을 통해 지역농업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생산조직을 통해 조직화가 선결되어야 하며, 수익률이 낮은 쌀은 수수료를 낮추고, 축산에서 높은 수수료로 조직을 운영할 생각이다. 전문화와 규모화를 위해서는 각각의 분화가 필요하다.”

농가단위의 복합영농인가, 지역단위의 복합영농인가. 농가단위의 복합영농이 좋기는 하지만, 시장 대응을 위한 전문화와 규모화의 필요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축산과 경종 사이에 상당한 수입의 차이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전문화를 통해 과연 경종과 축산의 순환 농업이 성립할 수 있을까. 아산 푸른들 영농조합법인의 이호열 대표는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하였다. “지역농업의 자연 순환을 위해서는 유기축산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축산 농가는 나름대로 부를 가지고 있으나, 경종농가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경종농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경종농업과 축산의 결합(복합영농)이 필수불가결하다. 마을단위마다 공동축산을 하여 경종농업과 결합, 수익을 창출하며, 현재의 농업 형태를 수도작 중심에서 유기축산을 위한 조사료 생산 등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지난 번 희망나들이 참조) 이것이 타협책이 될까. 필자는 “기본적으로 농가단위 복합영농으로 가되, 한쪽에서는 지역(마을) 단위에서 각각의 전업농이 협업하는 방식, 즉 지역복합영농으로 가는 방식”을  제안해보았다. 이에 대해 정형영 전무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가능하다. 전문화로 가는 조합원도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농가 단위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5000평 내외의 농지에서 농가소득을 올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복합영농으로 소득을 높여야 한다. 앞으로 번식우는 공동으로 하고, 사육은 개별로 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경종농업의 경우도 육모, 상토, 종자보급 등은 공동으로 하고, 재배는 가족단위에서 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풀무생협에서는 고령자나 탈농자를 위해 위탁영농회사(단)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인데, 조합에서 관리하면 젊은 사람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순환농업을 위해서는 경종과 축산의 순환 뿐 아니라 지역농산물의 지역내 소비체계의 구축도 중요하다. 다시 정형영 전무의 말을 들어보자. “현재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학교 급식을 시행하고 있는데, 홍성군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쌀 이외에 육류가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내 매장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조합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2012년 홍성에 충남도청이 들어올 예정인데, 그 이전에 YMCA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소비자 생협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광역단위 50주 배송 회원체계를 만들 예정인데, 연간 생산되는 품목을 목록화 하여 약 200만원의 연회비를 받아 채소, 쌀, 육류, 과일등 부식거리를 배송해 주는 체계이다. 생협 조합원 기준으로 월 20만원 정도 소비하므로 연회비는 적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풀무생협 조합원이 약 800명 정도 되므로 이들 가족들과 연계하여 추진하고자 한다. 이전 홍성관내에서 한바구니 생활공동체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데 80가구에 1주일에 한번 씩 공급하는 형태로 만원어치는 조합에서 임의로 구성하고, 만원 이상은 선택생활제로 구성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를 기초로 위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재 매장사업을 읍내에서 하고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소비자 생협을 준비하고 있다.”


여록: 홍성에 대해 못 다한 말


전국적으로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홍동면은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편이다. 그 이유는 귀농자의 정착률이 높고, 풀무학교 등 교육적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동중학교는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선출하여, 학교운영의 자율권이 많고, 갓골 어린이집, 여성농업인센터, 방과후 학교 등 교육적 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낫다. 그러나 필자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홍성군 사람들이 홍성을 사람들이 ‘더뷸어 살만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풀무학교의 전 교장 홍순명 선생이 제안한 지역화폐운동이 실시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정형영 전무의 말을 들어보자. “풀무학원이 주체가 되어 ‘마을또’를 운영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풀무전공부에 사무국을 두고, 1달에 한번 회보를 발행하여 각자가 제공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알리면 원하는 사람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 귀농자, 선생님등 약 70-80명 정도가 가입하고 있는데, 가격은 본인이 결정하는 방식이다. 본 제도를 조직적으로 하기 위해 풀무생협에서도 생산자의 출하대금 10%, 실무자의 인건비 10%를 마을또로 지급하는 방식도 검토했었는데, 시행하기 이전에 사전교육이 상당히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센터 앞마당에 홍보관과 매장을 만들어 조합원들의 물품이용을 활성화 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홍성읍내에 있는 미용실, 병원, 서점등과 연계하여 지역농산물 소비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나, 협소하게 진행되고 있다.”


홍성군 홍동읍 문당리의 ‘홍성환경농업마을’은 우리 농촌의 미래가 될까. 문당리는 가구수 80호, 인구 200명의 제법 큰 농촌마을이다. 요즈음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왜 그럴까. 마을 지도자 주형로 회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농업과 도농교류를 통한 마을 만들기를 일찍부터 시작하였다. 주회장은 마을의 벼 농사를 오리농법에 의한 유기농 쌀 재배로 전환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농촌마을을 위해서는 생산자들 뿐 아니라 도시의 소비자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환경과 바른 먹을거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를 위해 1997년부터 벼 수매를 할 때 가마당 조금씩 떼어 환경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하여 3년간 4천5백만원을 모았다. 마을 기금과 정부 지원을 합쳐 환경농업교육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마을 중심지 3000평의 땅을 구입하고, 흙벽돌 3만자을 직접 찍어 2000년 6월 착공하여 12월에 준공하였다. 환경농업교육관은 강당, 식당 170평, 숙소 80평, 박물관(농촌생활유물관) 60평, 유기재배 전문 정미소 100평으로 되어 있다. 환경교육관을 중심으로 농촌체험, 농업기술교육, 환경교육, 마을행사, 도농교류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농업교육관 건립과 동시에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을 표방하며 문당리 100년 계획을 수립하였다. 계획은 녹색연합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도움으로 최송 비용으로 작성되었다. 문당리 백년계획은 (1) 넉넉한 마을 만들기, (2) 오소도손한 마을 만들기, (3) 자연이 건강한 마을 만들기, (4) 자연과 조화되는 마을 만들기를 사업전략으로 하고 있다. 넉넉한 마을 만들기는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여,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특화하고 학약원, 한우원, 종합가공공장 등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고 환경 농업 교육관을 중심으로 녹색관광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젊은 농민의 귀농을 적극 유치해 10~30대 인구를 늘리는 중장기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마을 도서관과 농업박물관 등을 만들어 평생 교육 기반을 구축하고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인다는 내용도 있다. 또한 태양열과 풍력, 바이오 가스를 이용한 자연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태양열 주택 개발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주형로 회장은 “문당리 백년 계획을 통해 농촌의 환경 개선 및 복원이 농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은 물론 도시인들과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과 농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고 고향과 국토에 대한 사랑을 길러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라고 한다.

내친 김에 주형로 회장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자. “ 최근 농림부 지원을 받다 20세대가 모여 사는 전원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5세대가 확정되었는데 노인 30%, 중간 30%, 젊은세대 3-4명으로 작은 마을처럼 직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서울에서 은퇴한 분, 자연식을 주로하시는 분등 10명, 사무국장 3명, 본인, 풀무사람들 사장 등 15명이 확정된 상태이다. 정부에서는 기반조성으로 10억원 투자하는데 주로 전기, 상하수도등을 지원하며, 총 3,000평중 각자 150평씩 지분을 가지며, 공동법인으로 개인별 지분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개인별로 분양할 경우에는 문제가 있어 영농조합(하늘마을)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지분을 처분할 수 는 있으나, 마을이 깨지지 않게 법인에 내놓고 조합에서 재분양 하는 조건이다. 건축비는 땅값 평당 10만원씩 150평해서 1,500만원을 포함, 1억2천만원정도 소요될 것 같다. 주식회사 이장에서 계획하고 있어 잘될 것 같다. ... 이상이 높으면 깨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낮게 하여 식사공동체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성을 주돼 자연스럽게 유도할 생각이다. 한집이 주도적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다른 집이 돕는 방식인데 자연식일 경우 그렇게 준비가 많지 않다.”(필자) 기존 마을과의 관계는? (주형로)“동네에 6-7집이 살고 있는데 50대 1명, 60대 1명, 나머지는 7-80대로 대부분 고령자들이라 문제가 없다. 장곡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냥 있으면 마을이 조만간 깨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마을을 조성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서천의 산너울이나 무주의 경우와는 다르게 우리는‘마을 속에 마을을 만들자’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을이 생기면 대부분 혐오하는데 정부지원 10억원으로 상수도와 하수처리, 마을길을 포장하니까 기존 사람들도 좋아한다.”(필자) 정부의 지원 방식에 문제는 없는지? (주형로)“자율성을 많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20평정도로 작게 만들고 대체에너지를 쓰고 해야 하는데 정부는 30평으로 해서 규모 있게 해야 하는 조건을 두는 등 문제가 많다. 아울러 계획을 세우는 일, 입찰 등에도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기본계획을 간단히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서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가고 있다. 입찰을 하여 들어온 컨설팅 업체는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이장과 함께 기본계획을 수립해 컨설팅 업체에게 주다보니 이중의 돈(2억원정도)이 들어간다.”(필자)마을 활성화에 어느 정도 도움될 거라고 생각하나? (주형로)이 사업이 농촌활성화에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20세대로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기존마을 6-7세대 사람들과의 주도권 문제도 그렇고 기존마을을 흡수하게 되면 문제가 많아진다. 10세대 정도로 줄이면 좋겠다.”(필자) 기존 마을과 떨어져서 전원마을 을 조성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지 않나? 기존 마을은 헌 마을로 남아 있고 새로 조성하는 마을은 현대삭으로 한다면 이것을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주형로)“ 그것이 문제다. 그렇게 때문에 마을속의 마을을 건설해야 한다. 허병섭 목사님이 귀농자 중심으로 마을을 추진했는데 나는 틀리게 추진하고 있다. 20호를 지으면 나머지 집은 귀농자등으로 채울 예정이다. 20호 주변에 기존 집들이 존재하고, 물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 것이다. 식수와 하수도도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하겠다”.


문당리와 홍동면을 중심으로 한 홍성지역은 여러 면에서 앞서가는 지역이고 배울 바가 참으로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다. 홍동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친환경농업조직이 존재하나 이들 간의 연대 및 협력 관계가 미약하고 서로 간에 갈등도 존재한다. 지역순환농업을 모두 의식하고 실천하려고 하나 구체적 상이 분명하지 않고, 인식의 차이가 크다. 최근 시작된 홍성한우클러스터 사업도 그 주체가 불분명하여 전망이 불투명하다. 지역먹을거리체계의 관점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학교급식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생산량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직거래의 비중이 높으나, 지역(충남, 대전을 포함)보다는 수도권에 의존이 높고, 점차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홍성지역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로컬 거버넌스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다. 지자체, 협동조합(농협, 축협, 신협, 생협 등), 생산자단체, 학교 사이의 협력관계가 약하다.

/ 박진도 충남대 교수.지역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