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나는 우리마을만들기


김주성 강원도 양양 우리마을 촌장


k.jpg산촌에 청정 무공해 자연치유 산림한방휴양마을을 만들겠다며 도시생활을 과감히 접고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두메산골 첩첩산중 느르리골로 귀촌한 지 올해로 만 7년이 되었다.

꼬불꼬불한 산허리 임도를 따라 6km를 덜컹덜컹 달려 도착하면 화전민이 살다 떠난 폐가가 있었다. 나는 이 곳의 슬레이트 지붕에 너와를 올리고 부엌을 리모델링해 16평의 향토원룸을 만들어 3년 반을 자연인으로 살았다. 전기와 유선전화는 600m 아래 화전민이 살던 집에서 임시로 끌어다 사용하였고, 인터넷은 한국통신에 떼를 써 전화모뎀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거의 사용할 수 없었고, 휴대폰은 가정용 증폭기를 설치한 근처에서만 통화가 가능했다. 산중 이곳저곳 다니며 산채를 채취하고, 각종 유실수를 식재하고, 고사리(300), 엄나무(450), (300)를 기르고, 틈나면 지게를 진 채 나무를 하고, 돌탑을 쌓는 등……. 쉼 없이 일하고 늦가을이 되면 이듬해 눈 녹는 봄까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마련되었다.

20074, 600m 아래 화전민 열한가구가 살던 터 계곡 옆에 펜션을 지으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건축신고를 하려니 현황도로가 없어 건축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근방에는 경운기 하나 겨우 다니는 가파른 길이 있었는데 비가 오면 4륜 차량도 통행할 수 없었다. 국유림관리소에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며 골재를 깔아 사용하게 해 달라고 사정했다. 덕분에 보름동안 민원 등으로 시끄러웠지만 어렵게 진입로를 만들고 매일 날이 밝을 때를 기다려 작은 굴삭기로 직접 터를 닦고 61일부터 건축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추진해나갔다. 준공목표는 715! 한 달 보름 만에 펜션을 짓고 여름휴가객을 받을 생각이었다. 할 일이 너무 많고, 장맛비가 지루하게 내려 난감했다. 하지만 부지런하게 움직여 720일에는 내외부 촬영을 끝내고, 다음날에는 홈페이지를 완성하였다. 그리고 여름휴가객을 상대로 펜션 운영을 시작하였다.

그 해 가을에는 음식을 준비해 마을주민들과 함께 집들이 겸 반상회를 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시내를 만들었네’, ‘도시를 만들었네라고 말씀하셨다. 차 한 대도 못 들어오던 오지에 수십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펜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2005년에 빈집을 리모델링해 민박을 받았던 황토집으로 내려와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수동골권역>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200912월말에는 마을총회에서 이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인수인계 당시에 마을회 통장에는 1천만 원도 안 되는 마을기금이 있었으며, 마을은 귀농․귀촌자와 원주민의 갈등, 주민끼리의 반목․불신․민원제기 등으로 갈라진 상태였다. 캄캄한 밤과도 같은 마을에 아침의 활력을 불러 올 마을사업의 청사진을 들고 며칠 동안 어르신들을 설득했다. 그리고 원로회와 몇몇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청년회를 조직하고 마을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주민총회를 열어 주민들이 반대하면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원한다면 각종 지원사업을 유치해 살맛나는 마을 만들겠다. 단순한 이장이 아닌 마을의 CEO가 되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를 통해 4개월 동안 출자를 받아 <영농조합법인 달래촌>을 설립하였다. 산중의 집 살림은 포기하고 아내 그리고 젊은이 3명과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하며 <새농어촌건설운동>에 뛰어들어 숱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최단기간 8개월 만에 우수마을로 선정되어 5억 원의 사업비를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올해 초에는 귀농․귀촌자 마을을 만들기 위한 토지 8,745평과 농가맛집 달래촌 식당건물과 토지도 매입하여 농촌진흥청의 <향토음식자원화사업>(1억 원)에 선정되었다. 이를 통해 산촌마을의 산채를 이용한 먹거리로 719일 식당을 열었고, 약산채밥상을 대표메뉴로 소박하지만 모자람없는 밥상으로 주민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간을 내어 산중을 찾는 지인들은 바보 같다고 놀리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할 계획이다. 개인소유의 느르리골 휴양지우리마을에는 에코힐링타운을 조성하려 한다. 또한 우리마을은 작년에 조성한 트래킹코스 달래길을 치유의 길로, 농가맛집 달래촌은 치유식당으로, 내년에는 아토피치유관을 건립하여 치유휴양마을로 거듭나고자 한다. 하지만 일 할 젊은이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농촌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거다. 이제부터는 영농이 아닌 산촌의 자원을 활용하여 마을기업을 만들고, 이를 통해 도시의 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유치하려 한다. 이를 통해 신바람나는 우리마을을 만들고 싶다.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23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