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생활협동조합운동과 지역농민의 연대, 지역에서 희망을!



 노동운동 진영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의 공동구매활동에서 출발하여 교육, 의료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각종 사회서비스를 공동체운동을 통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출범하여 활동하고 있는 사례로, 직장생협으로는 민주노총 전국철도노조 철도생협, 민주노총 한국은행노조 한은생협(준), 민주노총 전국생명보험산업노조 전국생명보험산업생협(준) 등을, 지역생협으로는 부산노동자생협을 들 수 있다.(앞의 세 곳 생협들은 주 물류체계를 아이쿱생협연합회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데 비해, 부산노동자생협은 지역농업과의 직접 결합 등을 이유로 자체 물류를 하고 있다.)

                       

                             

 지난해(2009.9.5) 창립된 부산노동자생협(www.workcoop.org, 051-637-7560)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지역 노동자와 서민들이 만들어가는 지역생협을 표방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전국농민회 부산경남연맹과의 협약을 통한 안전한 지역농산물의 안정적 공급활동, 전교조 소속 교사들 및 학부모들과의 협력을 통한 교육문제 대안실천활동, 보건의료노조 및 관련 단체들과의 의료공동체 협약을 통한 의료생협 건설 등 공공의료체계 구축활동, 지역 시민들과 함께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무상 학교급식 운동 등 캠페인 추진과 생산지 견학 및 일손돕기 등 지역 생산자와의 연대활동, 그 외 육아・여성・환경・농업 등 일상 생활문제에 대한 대안적인 생활공동체 건설활동 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공동구매를 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경남지역 창녕군농민회와 김장용 절임배추 공동구매사업을, 합천군농민회와 친환경 우렁이쌀 공동구매사업을 실시해왔다. 부산노동자생협은 이러한 생활협동운동의 의의를, 민주노조 운동의 영역을 조합원에서 가족 및 비조합원까지 확대하여 노동운동의 지평을 넓히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영역에 걸친 생활공동체 건설을 통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대안사회운동 실천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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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노동자생협은 출범 후 내부 논의를 통해 먹거리 등 생활재의 공급물류체계를 다른 직장생협들과 달리 중앙집중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가능한 지역 생산자조직들과 직접 연대하여 운영하기로 하였다. 어느 쪽 체계를 취하느냐에 따라 지역(및 직장)생협의 발전 가능성이 획일적으로 담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내부 논의과정에서 중앙물류체계 의존이라는 쉬운 길을 두고 자체 산지 관리 및 지역농업・농민과의 연대사업 활성화라는 힘든 길을 택한 부산노동자생협의 방침은, 가능한 지역 내에서 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하여 안전한 지역 먹거리의 지역 내 안정적 생산 및 공급에 힘쓰겠다는 실천의지의 결과로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먹거리 중심의 공동구매활동은 물론, 교육・보건의료・여성・환경・농업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생활공동체 건설을 지향하는 데서 보듯이 지역 내 다양한 계층 간의 협동과 연대를 통해 사회적 경제, 대안적 사회경제 체제의 실현을 모색함으로서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을 실천적으로 구축해가겠다는 것은 오늘 노동운동 전반의 문제해결과 지역운동의 새로운 전망 구축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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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계급・계층의 연대를 실질적・지속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야말로, 각 운동은 물론 전체 운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기본조건이라 하겠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답은 ‘지역’에, 그리고  ‘대중의 생활상의 제반 이해와 요구’에 있다. 지난 10년간 이러한 문제의식과 그 실천적 검증은 (현재 비록 한 단계 더 질적으로 발전해야 할 과제를 관련 조직이나 활동가들에게 주고 있지만) 「학교급식법 개정 및 조례제정운동」에서 함께했다. 전국 단위에서든 지역 단위에서든 이 학교급식운동만큼 제 계급・계층이 연대협력하여 실질적・지속적 지역의제운동으로서 역할을 한 게 있을까 싶다.(향후 학교급식운동은 그 자체 지속가능한 실천운동으로 발전해가야겠지만, 특히 지역먹거리 살림운동-로컬푸드운동으로 확장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노동운동과 전농으로 대표되는 농민운동 등 각 부문 운동과 전체 운동이 좀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이해와 지지, 참여를 조직해내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시장지상주의, 토건족 신개발주의 등으로 말미암은 먹거리(농업)의 위기, 지역의 위기, 서민 생활(특히 고용・주거・사회복지)의 위기, 생태환경의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실천동력은 어떻게 확보해나가야 할 것인가. 여러 실천 방안 중 ‘지역’에서 ‘일반대중의 생활상의 이해와 요구’를 실천의제로, 연대의제로 조직해내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계급・계층 운동,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운동의 일상적 기본사업이다. 부산노동자생협의 지향과 실천의지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2010년대 향후 10년간 가장 큰 관심과 애정, 지지와 참여를 받아야 할 실천의제이면서 부문운동이자 연대운동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노동・농민운동 양 진영에서는 몇 년 전부터 연초 정기대의원대회가 되면 그해 주요 실천과제로 자본 중심의 잘못된 이벤트성 ‘1사1촌’이 아니라 이해당사자 간 실질적・지속적・대안적인 ‘1노1농’을 결의한 바 있다. 이러한 결의의 실천이 그동안 전면화 하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난 60-80년대 노조 내 소비조합운동의 왜곡된 경험도 있으려니와, 정치투쟁 중심의(제대로 된 정치투쟁을 해왔느냐에 대한 이견들도 있지만) 노동 진영에서 과연 이러한 운동에 대한 이해와 전망을 대중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을 것이며, 현실에서 진행되어온 다양한 도농 직거래사업들에서 나아가 노조와 지역생산자조직 간 연대사업체계를 얼마나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과제와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조직운동의 한계와 과제에 대한 성찰들이 있고 다양한 모색들을 해야 할 시점에서, 각 부문이 자기 운동을 좀 더 대중화・대안화할 뿐 아니라 타 부문 진영과의 연대운동을 좀 더 실질화・지속화해나가는 데 기여할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부산노동자생협과 같은 실천 노력들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도 귀중한 사례가 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의 부산노동자생협 건설 결의(08년도 정기대의원대회 결의)와 지난해 실제 출범, 그리고 그 후 오늘까지의 활동이, 앞으로 노동 진영의 (직장 또는 지역)생협 조직화와 각 지역 내 노・농 연대 사업의 일상과제 지속실천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본다.


 

                                                                                                       허헌중 지역재단 기획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