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유학을 말하다 - 우리가 꿈꾸는 농어촌 유학이란?
농어촌지역에서 한번쯤 관심을 가져봤을 『농어촌 유학』, 그들은 왜 농어촌 유학을 꿈꾸는가?
농어촌지역의 과소화로 인해 마을에 아이들 수가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주민들은 “우리 지역에서 학교가 사라져 버린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다. 도시에서는 입시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공교육과 입시경쟁을 위한 사교육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사회를 자녀들에게 깨닫게 해주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도시 학부모들의 요구가 만나 “농어촌 유학”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농어촌 유학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농산어촌 유학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올해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은 3개에 불과하지만, 이미 농어촌 유학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 걸쳐 수십여 곳에 달한다. 우리는 농어촌 유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얼마 전에 다녀온 일본 효고현 가미가와정의 산촌유학을 통해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


<가미가와야마비코학원 표시판> <유학생 숙소>
일본 효고현에 위치한 가미가와정은 농경지가 거의 없고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민 대부분이 1시간 내외에 위치한 인근 도시에 일자리를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을 떠나는 주민이 크게 늘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2개이던 초등학교의 통폐합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역주민들은 2개이던 초등학교가 1개로 통폐합되자, 폐교를 지역교류센터로 리모델링하여 산촌유학을 시작하게 됐다.
1991년 1명의 도시학생이 입학하여 6개월간 유학한 이후 현재까지 가미가와야마비코학원에서 유학한 학생 수는 모두 92명. 혹시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100명도 안 되는 유학생 수에 실망한 분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미가와는 이 산촌유학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으로 유학생들이 입학함에 따라 하나 남은 초등학교가 존속할 수 있게 됐고, 지역에 남은 몇 안 되는 아이들이 도시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주민 가운데 일부는 유학생의 양부모가 되어 외로웠던 산촌생활에 활력을 얻게 됐으며, 유학생 부모들의 방문으로 도시민들과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가미가와야마비코학원 전경> <야마비코학원 내 모습>
유학생들은 가미가와지역교류센터에서 공동으로 생활하고, 한 달에 10일은 마을에 거주하는 양부모와 함께 지낸다.
식사를 제외한 빨래와 청소 등 모든 일은 본인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또한 교류센터에서 6km 떨어진 학교까지 등·하교할 때는 3km는 차로 이동하고, 나머지 3km는 걸어간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은 가장 가까이에서 자연을 접하면서, 계절 따라 자연과 생태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런 생활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낙오자는 단 한명도 없다.
방과 후에는 산촌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단체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공동체의식과 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해 가미가와에서 유학한 학생 가운데 한 명이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양부모와 마을주민들을 초청했다고 한다.
또한 결혼식 후에도 마을을 찾아 양부모와 주민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미가와의 산촌유학이 경제적으로 가미가와 주민들에게 큰 기여를 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과소화되고 있는 지역의 공동화를 막아 지역에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1년에 10명도 안 되는 유학생이지만, 이들을 모두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려고 노력한 가미가와 주민들의 진심이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농어촌 유학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 서정민 지역재단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