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류의 현황과 과제

도농교류 VS 농촌관광
     2007년 12월『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제정을 계기로 농촌관광, 그린투어, 농촌체험, 녹색관광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던 사업들이  ‘도농교류’라는 표현으로 일반sjm01.jpg화되고 있다. 

     도농교류란 무엇인가? 기존 농촌관광이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고 즐기는 객관화된 농촌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도농교류는 도시와 농촌의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농촌관광이 농촌주민=서비스 공급자, 도시민=서비스 수혜자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도농교류에서는 농촌주민과 도시민이 상호보완관계로서 이 관계를 통해 상호만족을 얻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의 지속성이 도농교류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농교류를 통해 도시민들에게는 농촌 어메니티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이를 통해 낙후된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농촌지역의 든든한 후원자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보장받으며 자연과 생태 보존이라는 보너스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도농교류의 현실은 어떠한가?  

도농교류의 현황
     현 농림수산식품부의 전신인 농림부에서 2002년부터 추진한 ‘녹색농촌체험마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도농교류가 추진되었다. 이후 농촌진흥청의 전통테마마을사업과 농식품부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이 도농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식품산업 비전 2020에 따르면, 녹색농촌체험마을, 신문화공간, 테마공원 조성 등을 통해 470개소를 추가 개설하고, 사무장 사업관련 인력을 275명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농촌지역의 방문객은 362만 명으로 2007년 287만 명에서 26% 증가했고, 매출액은 445억 원으로 2007년 385억 원보다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촌사랑운동본부에 따르면, 도농교류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1사1촌 자매결연’ 실적은 2008년 현재 7,573건으로 한 때 1만5천여 건에 달하던 자매결연 실적이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형식적이고 일회성 자매결연을 정리한 결과이다. 자매결연을 통한 교류건수는 지금까지 총 3만7,023건, 참여인원 300만 명, 금액 5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농산물직거래 314억 원, 농촌일손돕기 85억 원, 봉사활동 19억 원, 농촌체험 45억 원, 마을후원 및 발전기금 지원 37억 원, 기타 4억 원 등이다. 

     단기간 도농교류를 통해 이처럼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도농교류를 축제나 이벤트를 통한 일회성 교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도농교류의 주체인 농촌주민이 사업의 이해나 관심과는 상관없이 이러한 이벤트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농교류의 또 다른 주체인 도시민 역시 도농교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순환과 공생의 도농교류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수치로만 이야기하는 ‘도농교류’가 돼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농교류는 농촌주민과 도시민의 상호작용, 상호보완, 지속성이 중요한다. 단순히 방문자 수 또는 발생한 수익만을 가지고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비록 방문 인원이 적어도 상호 긴밀도가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지, 교류 횟수나 방문 빈도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 교류의 내용이 얼마나 충실해지고 있는지, 교류의 내실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주민도 함께 즐기는 ‘도농교류’가 돼야 한다. 현재 도농교류의 우수사례로 알려져 있는 농촌마을 중 일부도 주민과 도시민이 교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가운데 일부가 단지 방문객을 위해 일당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몇몇 주민들이 방문객을 치르기 급급한 이러한 상황에서는 도농교류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주민과 도시민이 상호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의 입장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필요한 것을 상호보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속성을 갖는 ‘도농교류’여야 한다. 도농교류에서 자매결연은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사1촌 자매결연’ 등 정부주도로 사업이 추진될 당시 관공서와 기업 등에서 ‘전시’를 위해 형식적으로 자매결연을 체결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 결과 실제 자매결연 건수의 절반가량이 형식적 자매결연으로 정리된 상태다. 도농교류이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록 대상인원이 소수라 하더라도 마을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그 지역의 꾸준한 후원자가 될 수 있는 단체와의 자매결연이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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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째, 한국의 농촌다움을 지키는 ‘도농교류’여야 한다.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열악한 농촌지역의 주거환경과 기반시설 정비 등을 만드는 데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도시와 비교하여 생활기반시설이 열악한 농촌주민들에게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한국의 농촌다움을 지키는 하드웨어 정비가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도농교류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도시와는 다른 농촌의 정취, 농촌다움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농촌에는 어느 순간 작은 유럽풍 전원마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또 한 순간에 전국 농촌에 황토방과 황토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도농교류는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상호 보완·협력하여 ‘순환과 공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농촌의 농촌다움이 사라진다면 더 이상의 도농교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도농교류가 단순히 농촌주민의 인식을 바꾸고 역량을 강화한다고 해서 잘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부분이 선행되어야 함은 맞는 말이지만, 참여하는 도시민들의 이해와 인식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도농교류가 완성될 것이다.
     본격적인 도농교류가 추진된 지는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잘 디디고 일어서 농촌과 도시가 공생하는 진정한 도농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 글 서정민 지역재단 기획관리실장 >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15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