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토고미마을, 
소박함의 미덕으로 도농교류의 길을 열어가는 곳


     한상열 前이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가을이었다. 그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는 아직도 모든 게 다 생생하다. 그는 위암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위해 직장생활을 접었다. 그리고 직접 먹을거리를 생산하고자 고향마을로 돌아갔다. 그 곳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병도 치료할 수 있었다. 또한 모범적인 도농교류현장도 만들어냈다. 그 곳이 바로 ‘화천 토고미 마을(http://togomi.invil.or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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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 많은 도농교류마을이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화천 토고미 마을이 다른 마을과 차별화 된 그 어떤 것이 분명 있을 거라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지금도 진행이 잘 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토고미 마을에 방문하며 걱정이 앞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기우였을까. 토고미 마을은 처음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도시와의 거리가 가깝지 않아 열악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도, 지속적으로 도농교류가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방문했던 당시에도 전일에 학생들이 체험을 하러 왔었단다. 개인이 아닌 마을 공동체 단위로 시행을 하기에 체험행사와 민박은 농번기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유치원생부터 대학생, 기업, 교회 등 찾는 사람들도 다양하다고 한다.

     농촌체험에 있어 멀리 보지 못하고 이익만 찾게 되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 없다. 이 곳 토고미마을은 ‘관광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무모한 경쟁을 피하고 체계적으로 조직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이곳은 한번 방문한 사람이 반드시 재방문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도농교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원동력 덕분이다. 처음부터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것, 작지만 소중한 체험을 시행하려 했던 것, 작은 한 사람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던 것이 토고미마을을 성공으로 이끌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과 달라진 점은 방법이나 규모라고 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던 것이 점차 확대된 것이다. 지금은 단체나 기업들과의 교류도 많고, 생산이 늘어난 농산물은 학교나 기업의 급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1200명으로 시작했던 회원이 더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모두 소비된다. 이는 그만큼 친밀도가 높은 도농교류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도농교류 체계도 리더가 바뀌면 흔들리고 무너지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이곳은 리더가 바뀌었지만 그대로 ‘토고미마을’ 공동체로 존재하고 있다.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은 단지 마을을 홍보하고 지역 농산물을 알리는 정도의 차원이다. 주민들에겐 열심히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하면 제 값 받고 잘 파느냐가 더 큰 관심사다. 이 고민이 지금의 체계적인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 리더가 바뀌었어도 흔들림 없이 계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단골 고객회원이 없고 단순한 관광과 체험위주였다면 토고미 마을도 하루아침에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틀이 갖춰져 지금까지 건재하고 앞으로도 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본받을 만하다.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그리고 변함없이 찾아주는 도시의 회원이 있다는 것은 토고미 마을의 자랑이다.

     처음부터 이러한 생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초기에 직거래를 해보니 소비자들이 믿지 않아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마을 주민들과 도시 소비자가 함께 나누는 개념이 아니고서는 성공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단다.‘농촌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생산을 하는구나’와 ‘도시의 자녀들에게 직접 기른 농산물을 보내주는 부모님의 관계’와 같은 나눔의 개념만이 지속적인 교류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믿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2000년부터 지금까지 토고미마을과 도시민은 부모자식과 같은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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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약 88가구가 사는데, 마을의 수익은 전체 가구에 골고루 배당된다. 주민들이 마을 사업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다보니 협조도 잘 이뤄진다. 소박한 행복과 힘들게 생산한 마을의 농산물을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도만을 목표로 하기에 토고미마을은 행복하다. 노인 분들만 계셔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에 이제는 학생들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캠프파이어도 구경할 수 있단다. 이런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기에 내부의 분열이나 반목도 없다.

     ‘토고미마을’하면 최수명 계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마을에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발 벗고 나서 주민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도와주는 화천군 공무원이다. 주민들은 어떤 한 개인이 잘했다기보다는 최 계장 같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토고미마을이 있는 것이라며 그를 칭찬한다. 리더, 공무원,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는 곳, 토고미마을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독거노인을 위한 요양시설과 마을회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마을의 독거노인 분들을 낯선 외지의 요양원으로 보내지 않고 마을 차원에서 돌봐 드릴 수 있는 공간과, 농산물을 구매해주는 도시 소비자들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토고미마을이 내실 있고 모범적인 도농교류의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글 하재정 지역리더 편집위원/정농장 대표>

토고미마을
http://togomi.invil.org
주요작물 : 우렁이쌀, 고추, 감자, 고구마, 토종꿀, 각종 곡식
전화 : 033)441-7254
펜션예약 : 010-4880-7254 김배정 사무국장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15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