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가꾸듯이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함안소비자사랑방, 아라애


우리집, 우리식구.
결혼한 여자라면, 아니 결혼하지 않은 여자라해도 으레 본인의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식구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마련이다. 예쁜 화분도 사다 놓고, 커튼으로 집안 분위기도 바꾸고,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등……. 방법적 측면에 있어서는 다양하지만 가족들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마음은 하나같이 모두 똑같을 테다. 이런 마음으로 마을을 가꾸는 여성들이 있다. 바로 함안 소비자사랑방 아라애(이하 아라애)다.



아라애를 ‘알아예’?22.jpg
아라애는 2008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한 도농교류의 장인 소비자방이라는 사업에서 출발했다. 사업 선정 당시, 전국 8개소 중 경남 지역은 함안이 유일했다. 아라애라는 예쁜 이름은 후기 가야연맹 시대에 함안 지역에 위치했던 중심세력인 아라가야의 이름을 따온 것이란다. 조순제 대표(이하 조 대표)는 ‘알겠어요?’의 경상도 사투리인 ‘알아예?’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예’를 높이면 묻는 거고, 낮추면 대답하는 겁니다.”

  다른 소비자방이 농업기술센터 혹은 위탁으로 운영되는 반면에 아라애는 함안군 생활개선회 회원 120명이 출자해 만들어진 영농조합법인(정식명칭 : 함안군 생활개선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한다. 이렇다보니 회원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 돼 있으며, 운영진 또한 모두 여성이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횟수로 3년차인 현재,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이 잘 될 수 있었던 것은 함안군 농업기술센터 생활개선계 이경희 계장의 역할이 크다. 이 계장은 아라애의 전반적 사업 구상부터 시작해 운영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다. 아라애 회원들은 다들 하나같이 이 계장 덕분에 리더와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아라애는 우리집 살림이다
아라애 사업은 크게 우리 농산물 전시․홍보․판매, 전통생활문화체험 교실, 맞춤형 기념품 사업, 농업․농촌 문화체험, 꽃누르미(압화) 체험 등의 다섯 가지로 나눠진다. 아라애 식구들은 사업 하나, 하나를 모두 본인의 집안일처럼 생각한다. 조 대표는 “상근하는 분들은 자원봉사 개념으로 이곳에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다 농사짓는 사람들이라 바쁜데도 사무실에 꼬박꼬박 나와요. 새벽에 일어나서 밭일이나 업무를 처리하고 출근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함안과 아라애를 가족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11.jpg  다양한 사업 중 맞춤형 기념품 사업이 눈에 띈다. 함안의 농산물(쌀류, 잡곡류 등)과 가공품(수박고추장, 수박주스, 엿기름, 맥아차 등)을 패키지로 모아 판매하는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소담, 즐거움, 행복의 3가지 패키지로 구성 돼 있는 상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농산물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소비자의 의사에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 아라애의 원칙이다. 상근자 중 한명은 기념품 사업이 인기가 많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기업하고 관공서의 임직원 선물로 인기가 많아요. 과일, 수건, 각종 생활용품 세트 등의 다른 기념품에 비해 실용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주부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상품의 인기는 함안의 농가와 아라애 식구들, 그리고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모두 행복을 가져다준다.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디지털 농부와 꽃누르미(압화) 체험도 아라애의 자랑거리다. ‘마음으로 농사짓기’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디지털 농부는 일정 회비를 받고 농사를 지어 수확물을 회원에게 보내주는 사업이다. 경우에 따라 텃밭 채소(상추, 부추 등)를 덤으로 주기도 한다. 꽃누르미 사업은 생활개선회 회원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직접 거두어 말린 꽃으로 수공예품을 만든다. 압화 꽃 같은 경우는 한국프레스플라워에서도 구매해간단다. 아라애에서는 회원들의 기술이나 손재주를 썩히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 많은 이들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어려운 점이요? 힘쓸 사람이 없다는 것?
추석이 다가오면 아라애 식구들은 누구보다 바빠진다. 농산물 기념품 주문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때가 가장 힘들어요. 여자들만 있다 보니 힘 쓸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다른 때는 솔직히 사업이 잘 되건, 되지 않건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해요. 우리집을 가꾸는 듯한 생각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기 때문이죠. 뭐, 잘 되면 더 좋지만요.”

  아라애 식구들은 어떻게 하면 함안과 지역의 농산물을 보다 많은 도시민에게 알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보다 더 살기 좋은 함안을 만들기 위해서다. 소비자방이 위치한 곳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점, 그리고 택배거래가 많아 함안의 신선과채류를 기념품 구성에 넣지 못한다는 점이 요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식구들은 함께 모여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최근엔 함안 휴양지와 관광지에서 지역의 메론과 수박을 바로 먹을 수 있게 포장해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시킬지 고심 중이란다.

  살림하듯이, 집안 챙기듯이 운영하는 것이 아라애가 3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비법이라고 말하는 조순제 대표. 그 덕분일까. 작년에는 수익이 생겨 불우이웃돕기 성금과 생활개선회 기금도 마련했단다. 또한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수익보다 함안, 그리고 아라애 회원들이 행복한 게 최우선이라는 공통적으로 말하는 아라애 식구들에게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느껴진다.

<글 최은영 지역재단 홍보출판팀 간사>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1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