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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대표 최양부)과 먹거리사랑시민연합(이사장 양융)이 주최한 ‘농협 개혁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최양부 대표는 신용사업 중심으로 구조화된 현 농협 체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농협이 나가야할 방향과 신·경분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최양부 대표의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 내용을 정리한다.
회원조합 무이지 자금 지원…중앙회 종속 ‘올가미’ 경제사업 이익,
조합원·회원조합에 배분 안돼 문제 ‘판매농협’으로 패러다임 전환·지도금융기관 돼야
#주제발표/최양부
대표
▲‘수익센터’로 자리매김한 신용사업=현재 우리의 농협 사업은 신용사업이 주를 이루고 부수적으로 교육지원과
경제사업을 추진하는 ‘신용-경제-교육지원 겸영’의 종합농협 체제다. 이중 신용사업은 농협 사업과 농업인 실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안정적인
수익기반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신용사업을 ‘수익센터’로 보는 이 같은 패러다임은 농협뿐만 아니라 농민단체, 학계의 일반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중앙회는 불특정다수의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회원조합과 경합하면서 금융업과 독자적인 경제사업을
추진 사실상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 회원조합도 일부 조합원과 다수의 준조합원을 상대로 상호신용금융업과 공제사업 등에서
대부분의(80~90%) 수익을 올리는 금융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농협이 신용사업 중심의 종합농협이 된 것은 1961년
군사정부에 의해 ‘농업은행’과 ‘농협’이 통합되면서부터다. 당시 농업은행은 도시지역 금융점포 대부분을 신설되는 중소기업 은행으로 이관하는 대신
전국농협조직을 인수했으며, 이로 부터 신용중심의 농협모델이 보편화, 구조화 된 것이다. 인적결합체인 농협과 자본결합체인 주식회사 농업은행의
통합은 처음부터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통합이후 농협은 ‘관선농협’(1989년 이전) 시대를 맞으면서 협동조합 정신에
투철한 ‘자율’, ‘자조’, ‘자주’보다는 정부 정책사업에 의한 손쉬운 수익창출, 또는 정부가 부담해야할 비용을 부담해왔으며, 정부는 농협의
모든 정보를 농협 자체에 의존하면서 농협에 대한 감독을 사실상 포기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일련에 과정을 비춰볼 때 현재
농협개혁의 핵심은, 신용사업이 지금과 같이 ‘수익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 농협 본연의 활동인 유통경제사업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갖는
것이며, 이는 1961년 이뤄진 농업은행과 농협의 통합 체제를 전면적으로 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금 과연 회원조합과
조합원에게 돌아가나=이처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신용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교육지원이나 경제사업 추진, 적자 보전 등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신용종속적 경제사업론’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회원조합에 대한 무이자(저리) 자금 지원은 회원조합으로 하여금 경제사업이든 신용사업이든 열심히
노력하려는 의지를 실종시키고 중앙회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약 281개 조합이 중앙회의 지원 자금으로 경영적자를 보전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조합, 특히 도시조합들은 환원사업이란 명목으로 사실상 신용수익을 교육지원사업비에 거의 무제한적으로 배정해 관내 조합원의
축조의금을 포함 임직원 선진지 견학 등 조합장의 선심성 경비로 방만하게 지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올해 3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곳들은 이 같은 현상이 더 심각하다. 조합장의 이러한 선심성 경비지출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신용수익을 농업개발투자
등 생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경제사업의 적자 요인은=경제사업을 사업단위별로 볼 때 모든
사업부문이 적자사업으로 볼 수는 없으며, 구매사업이나 유통사업 등에서는 당기순이익이 높은 곳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익창출에도 불구하고
경제사업이 적자로 나타나는 것은 내부적인 차입금상환과 교육지원사업을 위한 분담금 부담 때문이다. 더욱이 경제사업을 통해 난 이익이 조합원과
회원조합에 대한 이용고 배당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는 농민을 상대로 한 사업에서 영리적 수익창출을 강요하고, 이를 교육지원사업의
이름으로 배분하는 구조적 모순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신용사업에 의한 적자보전을 전제로 원가개념 없는 경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조합원에게는 특별인센티브란 명분으로 시장가격보다 높게 매입해 유통상인, 소비자 등에게는 저가로 판매하는 항구적인 적자경영이 구조화
돼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전시적) 경제사업, 신용사업 종속적 경제사업은 하루 빨리 청산하고, 전문화된 경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신용농협’에서 ‘판매농협’으로=농협개혁의 기본은 농협을 주인인 농민 조합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을 말하며,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금까지 신용위주의 종합농협이란 ‘신용농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유통경제 중심의 전문화된 ‘판매농협’
패러다임으로 전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중앙회의 모든 자본을 인수, 농협경제연합회를 독립법인으로 설립해 농협이 명실상부하게 유통경제
중심의 판매농협으로 거듭나게 하고, 농협경제연합회가 출자를 통해 농협상호금융연합회와 금융지주·경제지주 회사를 설립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은행금융업과 상호금융업이 명실상부하게 농업·농촌의 발전을 지원하면서 농가부채의 누적을 막고, 실질적으로 농민들의 돈 문제를
풀어주는 지도금융기관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협동조합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규범을 다시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협은
무엇보다도 인적결합체라는 본질에 맞게 자격을 갖춘 조합원이 최소한 60% 이상 돼야 하고, 조합의 수익도 60% 이상이 조합원과의 거래에서
발생되도록 하되, 단계적으로 그 비율이 80% 이상이 되도록 각 조합들에게 구체적 실천계획을 수립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무자격 가짜
조합원 위에 서는 것은 모래성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종합토론
농식품부, 감독기관 역할 충실해야 품목조합연합회 중심 조직 개편을 경합사업, 지역조합 중심 운영
시급
이날 종합토론에서 권용대 충남대 교수는 “농협이 그동안 경제사업 활성화를 추구했지만 거의 대부분
조합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일반 유통업체와 달리 농협 경제사업이 적자를 내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요인은 신용사업과 유통사업 간의 기묘한
공생관계 때문”이라고 전했다. 권 교수는 또 “농협이 신용사업을 하는 이유가 유통사업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선전하지만 실제 유통사업은
신용사업이라는 거짓 산타클로스 때문에 제대로 기 한번 펴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중환자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민수 한농연
농업정책연구소 팀장은 “농협이 50년간 변화해 오면서 농민단체 등 농업계 내에서도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힘을 함께 모으는 일에 소홀해
농협이 허물을 제대로 벗지 못한 것 같다”며 “향후 농협개혁에 있어서는 현장의 얘기를 많이 듣고 농협 문제를 본질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이며, 농식품부도 감독기관으로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돈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은 “신·경분리 논의 이전에 농협을 운동조직과 사업조직으로 분리한다는 원칙을 먼저 내세워야 할 것 같다”며 “이후
사업조직은 경제사업연합회와 신용사업연합회로 재편하고 중앙회는 비사업적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또
“신·경분리에서 관건은 자본금 문제로 경제사업연합회가 자본금 전체를 갖고 다른 사업조직에 출자를 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익노 한국과수농협연합회 회장은 “농협중앙회는 품목조합연합회 설립을 반대해 왔으며 중앙회의 막대한 자금력과 회원조합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품목연합회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농업인의 시장교섭력 확대, 농자재 구입가격 인하 등 농업인을 위한 농협이
되기 위해서는 품목조합연합회 중심으로 농협중앙회 조직이 개편돼 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길부 도드람양돈협동조합 조합장은 “중앙회
자회사의 경제사업들은 계속해서 엄청난 규모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이는 한마디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 때문”이라며 “특히 회원조합과 경합되는
사업을 회원조합 중심으로 하루속히 바꿔내지 않으면 중앙회도 회원조합도 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청중토론에서는 현재
농협개혁 논의에 있어 지배구조 문제나 신·경분리 문제 등은 실제 농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일선조합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출 처 : 한국농어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