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희망을」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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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 전국 32개 시군에서 200여 명의 지역리더가 참여하여 지역재단 창립5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개최하였다. 우리가 지역재단이라는 깃발을 내건 지 벌써 5년이나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무엇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특별히 한 것도 없이 시간만 보낸 것은 아닌지 자괴감도 든다. 하지만, 지역을 다니다 보면 많은 지역리더들이 그동안 우리가 실천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믿고 있다. 그만큼 지역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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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단은 지난 2004년 3월 5일, 창립식을 가졌다. 3월에 내린 눈(雪) 치고는 100년 만의 대설이 내려 전국의 고속도로가 마비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여러 지역에서 많은 리더들이 모여 재단 창립을 자축했었다. 그로부터 시작된 '지역이 희망이다’라는 메아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 우리가 시작한 작은 날갯짓이 전국의 지역리더들에게 전달됨으로써 종국에는 지역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거대한 해일(海溢)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지역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다.


이제 ‘지역에서 희망을’ 시작하기에 앞서, 왜 우리가 지역재단을 만들게 되었는가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1998년 8월, 평소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이 모여 지역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현장활동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역문제를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른바「지역을 생각하는 모임」이다. 우리는 이 모임을 통해 내발적 발전론의 관점에서 국내외의 이론과 실천사례를 수집.정리.연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현지방문을 통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내발적인 발전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지역발전프로그램 개발과 인재의 발굴, 양성 및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출발하였다.


물론,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그동안의 연구 및 실천방식에 대한 자기비판과 반성이 깔려 있었다. 즉, 중앙정부의 농정비판이나 대안제시를 통해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했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제 지역으로부터 해답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는 지역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위해 모임을 만들어서 지역을 탐방하며 지역의 과제와 노력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지역재단 상임이사인 박진도 교수(충남대학교 경제학과)의 주창으로 시작된 이「모임」은 박경(목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현 지역재단 이사), 이철우(경북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현 지역재단 자문위원), 장종익(당시 협동조합연구소장, 현 미국유학 중), 유정규(당시,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 현 지역재단 운영이사) 등이 함께 하였다. 1998년 9월부터 매월 혹은 격월간으로‘내발적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전국의 지자체 혹은 협동조합을 방문하여, 현장의 정책입안자나 실천가들을 만나 그 지역의 고유한 정책이나 노력을 청취.공부하기 시작한 이「모임」은 2002년 말까지 계속되었다. 


약 4년여 지속된 이 모임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결론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내용과 방법으로 지역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또, 많은 지역에서 훌륭한 리더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러한 리더들이 점적인 존재로서 고립되어 있어, 현장 활동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리더들을 발굴하여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지역리더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리더의 육성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핵심이라는 인식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실현하기 위한 구심체로서 (재)지역재단을 창립하게 되었다.


(재)지역재단은 그 자체로서‘지역의 희망’이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지역에서‘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지난 5년은 우리의 이러한 믿음을 시험하고 확인해 온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그러한‘희망’을 보았다. 또, 우리 보다 앞서가는 외국의 사례도 좋은 참고가 되었다. 어떤 지역에서는 행정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활력증진과 주민의 주체성을 일깨우는 데 앞장서고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협동조합이 중심이 된 지역살리기를 모범적으로 추진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지역주민 스스로가 자기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의존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지역을 조직화하고 지역의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지역 스스로 자신의 개성과 창의를 바탕으로‘지역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존중한다. 


'지역에서 희망을'코너는 우리에게‘희망’이 될 만한 지역의 사례를 소개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이다. 앞으로 지역이 주체가 되어 내발적인 관점에서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국내외 사례를 소개해 나갈 것이다. 흩어져 있는 희망의 불씨를 하나로 모우고 되살려서 지역을 밝히는 등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지역리더 여러분들이 ‘희망’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유정규 지역재단 운영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