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운동으로 지역에서 음식업 경기를 회복하자!!!
박창규 지역재단 연구팀장
경제위기 상황을 반영한 자영업의 축소와 자영업자들의 고통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경기위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자영업자들이다. 장사가 안 되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해 동월 대비 자영업자가 22만2천 명(-3.7%)이나 줄었다고 한다. 경제 전반의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들의 대부분은 장사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것은 차치하고 당장의 생계유지 수단을 잃어버려 살 길이 막막한 사람들이라고 봐야 한다. 혹시 이런 현실을 놓고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너무 많으니까 좀 줄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얘기는 점진적인 경제구조의 전환을 전제로 장기적인 정책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에서는 타당한 주장일지 모르지만 당장 자영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처지 앞에서 할 얘기는 아니다. 한편, 자영업이 이렇게 심각한 타격을 받는 것은 IMF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른 특징 중의 하나이다.
‘먹는장사가 최고’라는 말은 옛말
그런데 이러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예외 없이 경제 양극화 경향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음식업종이다.
음식업은 2007년 현재, 정부의 공식통계상으로 40만 5천개의 사업체수에 종사자 116만 명을 고용하고, 매출액 46조1천억 원을 판매하고 있는 자영업의 대표업종이다. 한창 장사가 잘될 때는 ‘뭐니뭐니해도 먹는장사가 최고’라는 말도 있었다. 그런 음식업에서 지난 2000년 이후 경제 양극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소한 영세, 소규모 음식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먹는장사가 최고’라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음식업의 위기=음식업 양극화’경향속의 영세, 소규모 음식업의 몰락
음식업 매출과 관련, 최근 5년(2003-2007년)사이 월평균 가계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감소(1.5% ↓, 2007년 25.1%)하는 가운데 식료품비중 외식비 비중은 약간 증가(1.4% ↑)해 2007년 46.4%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추세를 보면 외식비 비중의 증가는 더욱더 뚜렷하다. 외환위기 전인 1996년 가계소비에서 식료품비 지출 비중이 28.7%, 식료품비중 외식비중이 33.4%였던 것과 비교하면 외식의 비중은 단순 증가가 아니라 질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음식업 매출액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 35조4,722억원에서 2006년 50조 8,923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다가 2007년 46조 1,358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표>연도별 음식업 매출액 현황

그렇다면, 이렇게 외식이 늘고, 음식업 전체 매출액이 증가하는데 왜 음식점의 휴.폐업은 계속되고, 음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인가? 현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답이 보인다.
우선, 음식업 전체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던 2000년부터 2006년 기간동안 연매출 5천만원 이하의 자영업체수와 그들의 매출액은 계속해서 감소하며 특히, 2004년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위 표 참조. 이 기간 연매출 5천만원 이하 음식점수는 34만9천개→23만 3천개로 감소) 영세 음식점들의 몰락을 말해준다. 연매출 5천만원-1억원인 소규모 음식점들 또한 2002년 이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2002년 매출액 14조2,500억원, 매출비중 35.2%→2006년 매출액 11조9,680억원, 매출비중 23.5%)
반면에 연매출 1억원-5억원, 5억원-10억원, 10억원 이상인 중대규모 음식업의 전체 음식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위 표 참조)
둘째, 2006년에 비해 음식업 전체 매출액이 거의 5조원 감소한 2007년의 상황을 보자. 연매출 5천만원 이하 영세 음식점수는 한해에만 약 8만개가 줄었다. 매출액 비중은 3.4% 감소했고, 매출액은 약 2조 2,500억원이나 감소했다. 몰락의 과정에 있던 영세 음식점들이 2007년 들어 더욱 더 심각한 고통을 겪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연매출 5천만원-1억원인 소규모 음식점들 또한 3조 2천억 이상 매출액이 감소하는 고통을 겪었다. 특히, 이들 소규모 음식점은 2002년까지만 해도 음식업 전체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35.2%)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몰락해 음식업 전체 매출액의 19%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편, 여전히 사업체수는 2007년 현재 약 12만6천개(31.3%)로 음식업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연매출 1억원-5억원, 5억원-10억원, 10억원 이상인 중대규모 음식업의 매출액은 음식업 전체 매출액이 그렇게 감소하는 가운데에서도 매출액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업의 양극화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증거이다. 특히, 연 매출 5억원-10억원 규모의 음식업의 증가세가 빠른 것을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음식업 규모가 전체적으로 증가하거나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축소되는 과정에서 영세, 소규모 음식업의 몰락과 중대규모 음식업의 확대, 유지라는 경제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결국 음식업의 위기는 음식업 양극화 경향속의 영세, 소규모 음식업의 몰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도권 영세음식업 몰락과 지방의 영세.소규모 음식업의 향후 몰락 가능성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을 지역별로 살펴보자. 2000년-2007년 기간 중 서울, 인천, 경기지역의 매출 5천만원 이하의 영세 음식점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어 수도권의 영세 음식업자들의 몰락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음식업의 양극화 현상은 영세, 소규모 음식업 비중이 큰 지역에서 음식업 경기가 더 나쁘다는 것을 나타낸다. 2007년말 기준으로 영세, 소규모 음식점수의 비중이 높은 지역을 살펴보면 경북(81.7%), 대구(80.7%), 강원(80.2%), 울산(79%), 경남(78.5%), 부산(78.2%), 전북(77%), 전남(73.3%), 충남(72.8%), 제주(72%)순이다. 그리고 이들 지역의 경우 앞으로 음식업의 양극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영세, 소규모 음식점의 몰락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할 수 있다.
음식업 자영업계와 지역의 로컬푸드 운동 필요성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11월까지 41만 5,764개 회원업소 중 17.3%인 7만 1,644개 업소가 폐업(5만644개)또는 휴업(2만1,000개)했다고 한다. 지역의 상황을 보면 더욱 더 심각하다. 천안시음식업지부에 따르면 2009년 1월 기준 천안지역 음식점 허가업소(7,869개)의 20%에 해당하는 1,595개의 음식점이 휴.폐업을 한 상태라고 한다. 음식업 양극화 추세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영세, 소규모 음식점들이 좀더 지역주민과 밀착해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중.대규모 음식점들과 경쟁해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째, 지역 생산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한 식재료 비용의 절감이다. 둘째,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안전한 음식점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셋째, 재래시장 상품권이나 지역통화 사용 등 음식업의 지역순환경제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또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넷째, 그러한 자신들의 실천을 정부와 지자체들이 지원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법.제도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운동과 그러한 목표를 가지고 연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과정이 바로 지역에서 로컬푸드운동을 구체적으로 전개하는 과정이다. 또한, 지역의 로컬푸드운동 실천주체들이 영세, 소규모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과 함께 지역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전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