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합의로 변화를 이끄는 구만1리 어촌계장

포항시 남구 대보면은 호미곶(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 형상으로 볼 때 호랑이 꼬리의 끝자락)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사람들은 대개 손 동상이 있는 곳을 호미곶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호미곳은 손 동상이 있는 곳에서 약 2km 북쪽으로 더 올라가야 된다고 구만리 주민들은 말한다. 구만리 주민들은 “구만리의 ‘구만’은 사투리로서 ‘그만 또는 끝’이란 말”이라 한다.
지역주민의 신임을 얻다.
예전부터 교육이라면 가리지 않고 참가해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교육에 참가한 그는 교육을 받으면서 세상의 흐름과 어업‧ 어촌의 변화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는 이런 정보를 마을에 전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역개발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마을의 대표 격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주민들과 단합하면 우리도 활력있는 마을을 만들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을 한 그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2006년 어촌계장에 출마했고, 결국 지역주민의 신임을 얻었다.
김상육식 어촌계 활동과 고통스러웠던 시간들 그리고 어촌계장 재선
그가 어촌계장에 당선된 이후 구만1리 어촌계는 그야말로 ‘김상육식 어촌계 활동’을 하게 된다. 그 시작은 그동안 지속되어 왔던 관행들을 타파하는 것이었다. ‘좋은 게 좋다’는 그동안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원칙과 합의’를 중시한 그는 생산자들과 협약서를 작성하고 원칙에 따라 조업을 시작했다. 생산자들의 이익을 정확히 보상하기 위해 전자저울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허가된 날, 허가된 품목만 어획하기를 지도‧ 감독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은 그동안의 관행에 익숙해져 있던 지역주민의 입장에서는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변화에 수반되는 고통처럼 그렇게 갈등은 시작되었다. 조그만 눈덩이가 굴러가며 불어나듯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갈등이 점점 커져 결국 고소, 고발에 이르게 된다. 경찰서와 법원을 오가기를 2년여,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동안 꼼꼼하게 챙겨왔던 자료들이 밑천이 되어 제대로 해명할 수 있었다.
어촌계장 임기인 4년 동안 많은 일을 했고, 많은 갈등도 있었다. 이렇게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4년을 마치고 2009년 12월 다시 어촌계장 선거에 출마한 그는 다시 한 번 지역주민들의 선택으로 재선에 이르렀다.
지역주민의 화합과 단결, 하고자하는 의지를 믿고 지역개발계획을 시작하다.
김상육 어촌계장은 오랜 교육과 연수를 통해 국내‧외 여러 지역의 다양한 지역사업 사례를 접하면서 성공요인과 실패요인 그리고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그리고 내가 그 지역주민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면서 구만리 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사업방안들을 모색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구만1리의 지역개발사업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천혜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그 자원의 활용방법을 찾지 못하고 뒤처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지역주민의 화합과 단결, 하고자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처음 시작한 것이 ‘자율관리어업 공동체사업’이다.
‘자율관리어업공동체’는 지역주민 스스로가 자기지역의 어장을 관리하는 사업으로 어장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마을 스스로 지역개발의 의지를 다지고, 이후 어항 공동화장실 설치, 어선작업장개선사업, 어구조성사업, 어촌계사무실 개축 등 주민들이 작업하기 편하게 하면서도 깨끗한 어항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촌계에서 주관하는 풍어제를 하기위해 정부로부터 3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을 위해 노력하겠다.
그는 앞으로 2013년까지 구만1리 어촌계장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처음 4년은 너무 정신없게 지나왔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다. 그렇게 4년이 흐르고 다시 어촌계장 선거에서 재임됐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신임을 얻었다는 방증이다. 지난 4년여에 걸친 ‘김상육식 어촌계 활동’에 지역주민들이 동의해 줬다는 것이다. ‘원칙과 합의’, ‘철저한 자료관리’가 아직은 불편하긴 해도 조금씩 지지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이번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고 말한다. ‘해상낚시공원사업’이 그것이다. 그가 처음 어촌계장이 되었을 때부터 꿈꿔온 사업이다. 이 사업은 마을내로 들어와 있는 해안을 살려 어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처음에 이 사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호미곶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나 연계된 관광프로그램이 없다는 문제의식 이었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호미곶 관광과 연계된 해양레저시설로 해상낚시공원, 간이해수욕장, 보트유람선 계류장시설,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어입인의 소득증대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법적으로 국가어항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업비를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들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단합과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글 이창신 지역재단 교육팀장>
*** 이 글은 소식지 '지역리더' 제12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