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다에서도 빛나는 보석 같은 사람
편현숙 어촌계장(보령시 수산업 협동조합 장고도)
충남 보령시 오촌면에 속해 있는 장고도는 해안국립공원으로 섬 모양이 ‘장구’와 같아서 장고도라고 한다. 대천항에서 여객선으로 약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섬으로 28m의 구릉이 있을 뿐 대부분은 평지로 되어 있다. 300여명의 주민들이 주로 젓갈을 담아 판매하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성실과 열정으로 지역 주민 소득 향상에 이바지
어촌계장은 힘들고 거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주로 남성들이 맡고 있지만, 장고도 어촌계원들은 성실하고 열정적인 편현숙 씨를 어촌계장으로 뽑았다. 편 계장은 그들의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장고도 어촌계는 성수기 때 월 7억 원 정도의 고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어촌계장은 모두 여성으로 바뀌어도 된다”고 말한 충남 보령 수협조합장의 칭찬은 편 계장이 얼마나 일을 잘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는 표현이다. 한편 편 계장은 2007년 ‘충청남도 자랑스런 어업인 상’을 수상하였다. 장고도 어촌계장으로 있으면서 지속적인 수산자원 조성 및 보호와 적극적인 어장관리로 수산자원회복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전복, 해삼 등 고부가가치 양식을 통해 10억여 원의 어촌계 소득을 올려 지역 주민 소득 향상에 크게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편 계장은 바쁠 때를 제외하고는 해녀들이 바다로 일하러 나갈 때 직접 배를 몰고 따라 나선다. 그 전에는 한 망(작업한 해산물을 담는 것) 가득해야 배가 움직였지만, 편 계장이 어촌계장이 된 이후에는 해녀들이 망 없이 해녀작업복만 입고 물에 들어가서 작업복에 해산물을 담아 한가득 차면 배를 부르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편 계장은 해녀들이 가져온 해산물 중 작은 것들은 선별해서 자원관리를 위해 바다에 다시 되돌려 준다.
상어가 출몰하는 5, 6월에는 편 계장이 직접 마늘과 건전지를 준비해 해녀들에게 나눠준다. 코가 예민한 상어들의 접근을 막아 해녀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처럼 어촌계장이 해녀들에게 최상의 작업환경을 조성해주고 직접 작업에 참여하여 움직인 것이 장고도의 고소득 비결이다.
바지락은 장고도 인근에 있는 삽시도 바지락이 최고였다. 적어도 편 계장이 장고도 어촌계장이 되기 전에는 그러했다. 편 계장은 장고도 바지락에 돌이 많이 섞이고 찌꺼기가 많다고 외면하는 상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장고도 바지락 품질이 이 정도구나’ 하는 것을 보여 드릴 테니, 저를 한번 믿어 보십시오!” 라고 설득하며 직접 영업도 하였다. 한편 어촌계원들에게는 “일회적으로 팔려고 생각하지 말고, 상인들이 장고도 바지락은 열어 보지 않고 사갈 정도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입이 달토록 설득하였다. 그 결과 지금은 다른 어촌계보다 kg당 200~300원 정도 더 높게 받을 정도로 품질을 개선했다.
수산자원 고갈에 대비한 어촌체험관광마을 개발 구상
편현숙 어촌계장은 바다의 오염과 수산자원의 고갈로 인해 앞으로 10년 이내에 지속적인 어업이 힘들어질 것이고 판단하였다. 그럴 경우를 대비하여 천일염생산, 횟집, 놀이터와 운동코스로 이루어진 어촌체험마을을 구상하고. 어촌체험관광마을에 대해 아직 생소한 시청 담당자를 겨우 설득하여 해양수산부에 계획서를 제출하였다. 그 결과 2008년 어촌체험관광마을로 선정,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게 되었다. 편 계장은 현재 지역재단에서 실시하는 ‘어촌지역개발 리더 육성과정’ 교육을 통해 어촌체험관광마을에 대한 많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꿈은 더불어 잘 사는 것
7남매 중 막내인 편 계장은 장고도 최고령자이신 홀어머니(90세)를 모시고 있다. 편 계장은 살림 기반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되자, ‘홀로 계신 어머니를 모시면서 마을에 봉사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바로 마을 경로잔치. 마을 유지들과 함께 ‘계’를 만들어 매년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벌인다. 마을 청년들과 유지들이 잘 협조해 주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가 났을 당시, 장보고 마을 주민들은 보령시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는 도시락을 대신 먹고, 따뜻한 밥과 반찬을 직접 만들어 대접해 주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의 정성에 감격한 자원봉사자들이 다른 곳에 가려하지 않고 장고도에만 오려고 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6시에 모든 마을 주민들이 바다로 나와 한마음 한뜻으로 기름제거작업을 하였다. 장고도 주민들이 행복한 이유는 고소득의 경제적인 만족뿐만 아니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공동체적 유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편 계장에게 앞으로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남은 임기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고, 어촌체험관광마을이 잘 준비되어, 주민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을 보고 싶다. 일을 하다보니 나 혼자만 잘 한다고 일이 잘 돌아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잘 협조할 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책임감과 열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훌륭한 리더와 함께 희망찬 앞날을 설계할 수 있는 장고도 어촌계와 마을 주민들을 떠올리니 발걸음이 가뿐하다.
하재정 <지역리더> 편집위원/ 정농장 대표
*** 이 글은 소식지 '지역리더' 제10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