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농촌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누리어울림센터

❙한석주 누리어울림센터장
 
s_3.jpg   시골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문화공연이 같이 열리고, 농촌으로 시집 온 젊은 새댁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도 공동탁아가 있어 육아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곳. 방과 후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경쟁이 아니라 협동과 상생의 가치를 배우는 배움의 터가 있는 곳. 이처럼 농촌마을의 미래모습을 현실로 그려가는 곳이 바로 누리어울림(다문화)센터다.

지구인이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농촌마을
   누리어울림센터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에 기반을 둔 마을공동체 만들기와 지역사회 문화회복 실현을 위해 (사)간디공동체가 지난 2009년 초 충북 제천시 덕산면에 설립한 부설기구다. 현재, 이곳에는 제천시 덕산면, 수신면, 한수면 등지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과 그 자녀 35명이 어울려 배움을 주고받고, 육아도 하면서 협동의 가치를 내세운 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곳을 이끌어가고 있는 한석주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어를 잘못한다는 것 외에는 자국에서는 고급인력이었던 경우가 많다”며 “지구인이 모여 사는 마을,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농촌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누리어울림센터라 이름 붙였다”고 설명한다.

   누리어울림센터에 착안한 것은 결혼이주여성들 역시 사람으로서의 고유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인식과 다문화가 잘 어우러지는 마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다. 한석주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정부정책은 무조건적인 동화정책 또는 온정주의 정책에 치우쳐져 있지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농촌공동체의 주체로 키우겠다는 인식이 없다”며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사회를 맞이해 결혼이주여성들이 농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행복을 누리고 나아가 해체된 농촌을 복원하는데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센터를 열게 됐다”고 말한다.

s_q.jpg   현재, 누리어울림센터는 ‘누리배움터’를 운영하면서 한국어교실, 다문화 남편교실 등의 강좌를 통해 다문화가정과 마을주민의 소통과 자아계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옷 만들기, 풍물, 모국어마을강좌 등을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이 마을공동체의 여성일꾼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누리어울림센터에서는 공동육아방식의 다문화 어린이집인 ‘누리자람어린이집’, 방과 후 공부방인 ‘누리 꿈터공부방’, 마을주민들을 위한 ‘누리작은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석주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녀교육이나 육아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무척 행복해하고, 장터에서 고향음식을 팔거나 인근 학교에서 모국어강사로 나서는 점점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몇 년 후면 결혼이주여성들이 농촌마을에는 부녀회장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농촌공동체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재적 순환경제를 통한 농촌공동체 재건
   한석주 센터장은 누리어울림센터 외에 간디교육연구소장도 맡고 있으며, 간디교육연구소에서는 ‘간디공동체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그가 제천으로 내려온 것은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도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대안적인 교육, 문화, 경제의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따라서 그는 요즘 내재적 순환경제를 통한 농촌공동체 재건에 크게 신경을 쏟고 있다. 간디공동체사업단을 통해 로컬푸드와 같은 지역 내 순환경제체제 마련과 지역의 문화기반 형성, 고령층, 결혼이주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창출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 “농촌에서 콩을 생산하지만 정작 두부는 사서 먹고, 일자리가 없다보니까 결혼이주여성들이 도시로 빠져 나간다”는 한석주 센터장은 “공동체사업을 통해 덕산면을 중심으로 자립, 순환적인 삶의 기초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 활동인, 덕산면 5일장이 열리는 4일, 14일, 24일에 마당극, 풍물 등 각종 문화공연을 하는 ‘난장 문화공연’이나 결혼이주여성들이 다문화 음식을 판매하는 ‘알뜰장터’ 등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이 재래시장 활성화는 물론 농촌지역에서 열악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더해 2010년 7월에는 한석주 센터장의 사비와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베이커리카페 ‘누리마을’을 개설했다. 한석주 센터장은 “내재적 순환경제를 위한 첫걸음으로 ‘누리마을’, 10평의 베이커리매장, 25평의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생산된 밀로 만든 케이크를 판매하면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지역순환경제체제 구축을 위해 협동조합방식의 ‘유기농두부공장’과 도시민들이 땅을 사서 농촌사람에게 임차해주는 방식의 ‘유기농약초단지’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한석주 센터장은 “개인의 소비능력이 행복의 척도일수 없으며, 현 경제체제가 지속된다면 석유가 고갈될 경우 농사도 짓지 못한다”며 “더 늦기 전에 경쟁이 아닌 협동과 연대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문화 농촌공동체의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글 서상현 지역리더 편집위원/한국농어민신문 기자>

간디교육연구소․누리어울림센터
http://www.gandhiedu.co.kr
http://www.gandhilove.org
전화 : 070-8104-4936
충북 제천시 덕산면 도전리 444-1


* 이 글은 지역재단 소식지 '지역리더' 1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